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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을 쓰고 있으면 AI를 잘 쓰는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직접 4단계를 밟아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챗봇은 시작점이지, 결승선이 아니라는 것을. 코딩을 전혀 모르는 저도 클로드를 단계별로 올려가며 쓰다 보니, 어느 순간 글을 직접 쓰는 대신 기획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풀어봅니다.
챗봇과 코워크, 손발 없는 천재와 손발 달린 직원의 차이
1단계인 챗봇(Chatbot)은 대화창 안에서 텍스트 요청에 응답하는 기본 인터페이스입니다. 여기서 챗봇이란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해야만 그에 맞는 답변을 생성하는 수동 응답형 AI를 말합니다. 거래처에 보낼 미팅 요청 메일을 써달라고 했더니 제가 직접 쓰는 것보다 훨씬 공손하고 정돈된 문장을 1분도 안 돼서 뽑아줬습니다. A타입(일정 제한형)과 B타입(일정 문의형)을 구분해서 두 가지 버전으로 동시에 주기도 했고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한계가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제 데스크톱에 있는 파일들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먼저 물어봐야만 움직인다는 점이었습니다. 머리는 좋은데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천재 비서를 뽑아다가 책상 앞에만 앉혀놓은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단계인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로 넘어갔습니다. 코워크는 커넥터(Connector)를 통해 구글 드라이브, 노션 같은 외부 앱들과 클로드를 연결해주는 도구입니다. 여기서 커넥터란 클로드가 외부 서비스에 접근하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연동 설정을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커넥터를 연결하고 나면 노션 문서에 클로드가 직접 글을 써주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코워크에서 또 하나 핵심은 스킬(Skill)입니다. 스킬이란 반복되는 업무 지시를 미리 프롬프트로 저장해두고, 호출 한 번으로 같은 양식의 결과물을 계속 뽑아내는 업무 매뉴얼 기능을 뜻합니다. 신입 사원에게 "보고서 양식은 이렇게, 톤은 이렇게"라고 매뉴얼을 건네는 것과 같습니다. 피그마 플러그인을 설치해보니 스킬 9개가 한꺼번에 내장되어 들어왔고, 그 안에 프롬프트가 이미 작성되어 있어서 별도 명령 없이 바로 실행이 됐습니다.
다만 제가 직접 써보고 느낀 것은, 코워크도 결국 결정은 사람이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스킬을 설치하고, 불러오고, 결과물을 트래킹하는 과정이 여전히 제 몫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 1단계 챗봇: 질문해야만 답하는 수동형. 파일 접근 불가.
- 2단계 코워크: 커넥터로 앱 연결, 스킬로 반복 업무 자동화. 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 코워크의 핵심 강점: 정해진 워크플로우를 반복 실행하는 자동화 루틴 구축.

클로드 코드와 에이전트, 시키는 것과 맡기는 것의 경계
3단계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는 '연결'이 아니라 '제작'입니다. 클로드 코드란 사용자의 실제 컴퓨터 파일 시스템 안에서 직접 파일을 읽고, 생성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로컬 실행형 에이전트 환경을 말합니다. 이름에 '코드'가 들어간다고 겁먹으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도 코딩을 하나도 모르는데, 말로 시켰더니 알아서 해줬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영수증 폴더를 날짜별로 자동 분류하는 도구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니 폴더 안의 파일을 직접 열어서 탐색하고, 분류 규칙을 스스로 작성한 뒤, 별도의 output 디렉토리까지 생성해서 결과물을 담아줬습니다. 제가 한 것은 한국말로 명령을 입력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클로드 코드에도 여전히 저는 옆에 붙어 있어야 했습니다. 작업 중간중간 확인이 필요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제가 트래킹해서 다시 안내해야 했습니다. 이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이 마지막 4단계, AI 에이전트(Agent)입니다. 에이전트란 목표를 받은 후 추론(reasoning)과 행동(action)을 스스로 반복하며, 사람의 개입 없이 결과물을 완성하는 자율 실행형 AI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시키는 게 아니라 맡기는 단계입니다.
제가 에이전트에게 "주간 리포트 소스를 뽑아줘, 참고할 주제 추천이랑 키워드 매핑도 알려줘"라고 하자, 제 데이터 폴더를 직접 뒤지며 수십 개의 파일을 읽고, 핵심 주제를 추천하고, 결과물을 백업하고, 리포트 문서까지 만들어서 옵시디언(Obsidian) 경로에 저장해줬습니다. 제가 작성한 글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람이 고치는 게 아니라 에이전트가 스스로 검증 로직을 돌려서 다시 수정합니다.
AI 에이전트의 자율 실행 능력에 대해서는 출처: McKinsey Global Institute에서도 반복 업무의 70% 이상이 자동화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또한 출처: Anthropic Research에서는 에이전트형 AI의 추론 능력 향상이 실질적인 업무 위임을 가능하게 한다는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도구가 GPT냐 클로드냐는 취향의 문제이고, 진짜 핵심은 지금 몇 단계에 머물고 있느냐입니다. 1단계에서 챗봇만 쓰는 것과 4단계에서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것 사이의 격차는 1년 뒤에 더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에이전트를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의 자리를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딩을 전혀 모르는데 클로드 코드나 에이전트를 쓸 수 있나요?
A. 저도 코딩을 전혀 모릅니다. 클로드 코드는 코딩을 하는 도구가 아니라, 한국어로 명령을 입력하면 클로드가 내부적으로 코드를 만들어 실행하는 구조입니다. 영수증 분류처럼 구체적인 명령만 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에이전트 역시 마찬가지로, 목표를 언어로 전달하면 에이전트가 스스로 방법을 기획해서 처리합니다.
Q. 코워크와 클로드 코드는 뭐가 다른 건가요?
A. 한 줄로 정리하면, 코워크는 연결이고 클로드 코드는 제작입니다. 코워크는 구글 드라이브나 노션 같은 외부 앱을 커넥터로 연결해서 정해진 자동화 루틴을 돌립니다. 반면 클로드 코드는 내 컴퓨터 파일 시스템 안에서 직접 파일을 읽고, 만들고,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쓰는 앱들을 연동해서 자동화하고 싶다면 코워크, 컴퓨터 안에서 새로운 도구 자체를 만들고 싶다면 클로드 코드가 적합합니다.
Q. 에이전트는 제가 자리를 비워도 혼자 일을 처리하나요?
A. 에이전트는 기업이나 외부 서비스와 연결이 되어 있으면 예약 명령을 걸어두는 방식으로 제가 자는 동안에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기 설정과 연결 경로 지정은 제가 직접 해야 합니다. 설정이 완료된 이후에는 "매일 경쟁사 분석 보고서 만들어줘" 한마디면 나머지는 에이전트가 알아서 처리합니다.
Q. GPT 쓰는데 굳이 클로드로 바꿔야 하나요?
A. 도구 선택은 솔직히 취향의 문제입니다. 제가 클로드를 선택한 건 코워크와 클로드 코드, 에이전트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가 명확하게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GPT를 쓰든 클로드를 쓰든, 핵심은 지금 몇 단계를 쓰고 있느냐입니다. 브랜드보다 단계가 중요합니다.
결론
네 단계를 직접 밟아보고 제가 가장 오래 남긴 문장은 이것입니다. 시키는 것과 맡기는 것은 다릅니다. 챗봇 단계에서는 제가 AI를 도구로 쓰는 것이고, 에이전트 단계에서는 AI가 저 대신 일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같은 AI를 쓰더라도 결과가 전혀 다른 구조입니다.
저는 지금 글을 직접 쓰지 않고 기획자이자 PM 역할만 합니다. 1단계에 머물러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지금 챗봇만 쓰고 계신다면, 코워크의 스킬 하나만 설정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한 걸음이 나머지 단계로 이어지는 실마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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