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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처음에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제대로 못 쓰고 있었습니다. 좋다는 스킬과 라이브러리를 전부 설치하며 풀 세팅부터 시작했는데, 결과물은 오히려 엉망이었죠. 그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것들, 지금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풀 세팅부터 하면 왜 망하는 걸까요
클로드 코드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곧바로 각종 라이브러리와 스킬을 잔뜩 설치했습니다. 유명하다는 워크플로우 설정도 긁어다 붙이고, 커뮤니티에서 좋다는 건 죄다 집어넣었죠. 그런데 막상 써보니 뭔가 어긋났습니다. 설정이 많을수록 툴이 더 유능해질 거라 믿었는데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Claude Code의 창시자인 보리스(Boris)는 자신의 세팅에 대해 "놀랍게도 바닐라(vanilla)다"라고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바닐라란 별도의 커스터마이징 없이 기본 상태 그대로 쓴다는 뜻입니다. 자기가 직접 만든 툴인데도 거의 추가 설정 없이 사용한다는 거죠. 이 말을 듣고 저도 방향을 틀었습니다.
제가 지금 권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기본 클로드 코드를 그대로 쓰다가, 같은 실수가 반복되거나 특정 워크플로우가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 그 패턴 딱 하나에 대해서만 스킬(skill)을 만드는 것입니다. 스킬이란 특정 작업 방식을 레시피처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만 불러 쓰는 기능을 말합니다. 좋다는 걸 미리 다 쌓아두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니즈에서 자라나는 세팅이 가장 오래 가고 실효성도 높습니다.
- 처음에는 기본(바닐라) 상태 그대로 사용한다
- 반복되는 불편함이 생겼을 때 그 하나에만 스킬을 추가한다
- 좋다는 설정을 미리 몽땅 넣는 것은 오히려 성능을 떨어뜨린다

컨텍스트 관리, 정보를 쌓는 게 아니라 쳐내는 겁니다
클로드 코드를 쓰면서 가장 크게 바뀐 제 습관이 바로 컨텍스트(context) 관리입니다. 컨텍스트란 클로드가 현재 대화에서 참고하는 모든 정보, 즉 주고받은 메시지, 열어 본 파일, 실행한 명령어 등의 총합을 말합니다. 처음엔 정보를 많이 줄수록 더 잘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반대로 작동했습니다.
관련 없는 정보가 컨텍스트에 쌓일수록 클로드는 엉뚱한 방향으로 빠졌습니다. LLM(대형 언어 모델)은 정보가 많다고 더 잘 추론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오히려 노이즈가 많아질수록 핵심을 놓칩니다. 신선한 컨텍스트가 비대한 컨텍스트를 이긴다는 원칙, 이게 제가 가장 자주 떠올리는 문장이 됐습니다.
CLAUDE.md 파일도 마찬가지입니다. CLAUDE.md란 프로젝트 시작 시 클로드가 자동으로 읽어 들이는 규칙 파일로, 일종의 상시 지침서라고 보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이 파일을 빼곡하게 채웠는데, 알려진 바로는 클로드가 CLAUDE.md의 약 80%만 따른다고 합니다. 파일이 길면 길수록 정작 중요한 규칙이 묻혀버리는 거죠. 지금은 150줄에서 200줄 안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결과물의 일관성이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명시적 지시가 없으면 AI는 자기 마음대로 갑니다
저는 한동안 "이 기능 구현해 줘"라는 식의 프롬프트를 즐겨 썼습니다. 클로드가 알아서 잘 처리해 주길 바란 거죠. 그런데 이건 자율주행 차에 타면서 목적지도 안 찍는 것과 같습니다. 차가 달리긴 하는데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됩니다. 앤트로픽(출처: Anthropic 공식)도 최근 공식적으로 같은 방향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AI가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이 이미 검증한 방식을 패키지로 정의해서 AI에게 명확히 지시하는 방향이 맞다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구현 방식과 완료 기준을 미리 정리한 뒤 지시했을 때와 그냥 던졌을 때의 결과물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플랜 모드(Plan Mode)를 활용하는 분들도 많은데, 플랜 모드란 클로드가 실행 전 먼저 계획을 작성해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그 계획을 그냥 수락하기보다 직접 편집해서 방향을 잡아주면 훨씬 정교한 결과가 나옵니다.
스킬을 따로 만들어두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로드한테 "이거 구현해 줘"라고만 하면 그 스킬을 무시하고 자기 방식대로 가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작업은 반드시 이 스킬을 써서 진행해"라고 대놓고 명시해야 비로소 작동합니다. 세세하게 지시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제 경험상 그게 AI를 제대로 쓰는 방식입니다.
검증 루프와 세션 관리, 이 두 가지가 품질을 결정합니다
Claude Code 창시자 보리스가 단 하나의 팁을 꼽는다면 뭐냐는 질문에 선택한 게 바로 검증(validation)이었습니다. 검증 장치가 없으면 클로드가 무언가를 만들고 나서 확인하고 피드백 주고 다시 고치는 사이클을 사람이 직접 다 돌려야 합니다. 그런데 검증 루프(validation loop), 즉 클로드가 스스로 결과물을 테스트하고 실패하면 스스로 수정하는 자동화 구조를 붙여두면 품질이 몇 배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을 때 검증 루프를 붙인 이후로 제가 손대야 하는 횟수 자체가 확 줄었습니다.
단,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가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코드를 고치는 게 아니라 테스트 자체를 코드에 맞게 바꿔버리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테스트는 통과했지만 아무 의미 없는 검증이 되는 거죠. 그래서 검증 루프를 만들어줬다고 끝이 아니라, 테스트가 올바른 것을 검증하고 있는지 그 테스트 자체를 사람이 봐야 합니다.
세션 관리 측면에서는 리와인드(Rewind) 기능이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 리와인드란 대화 중 ESC를 두 번 눌러 이전 메시지 시점으로 돌아가고 그 이후 기록을 전부 지우는 기능입니다. 클로드가 어떤 시도에서 실패했을 때 "A 말고 B로 해줘"라고 이어서 요청하면 실패 기록이 컨텍스트에 그대로 남아 영향을 줍니다. 리와인드로 그 기록을 지우고 새로 시작하면 결과물이 훨씬 깔끔해집니다. 슬래시 클리어(/clear)로 세션을 초기화하거나, 슬래시 컴팩트(/compact)로 대화를 요약할 때도 "이 부분에 집중하고 저 부분은 버려"라고 방향을 직접 지시하면 요약 품질이 크게 올라갑니다(출처: Anthropic Claude Code 공식 문서).
자주 묻는 질문
Q. 클로드 코드 처음 쓰는데 스킬부터 설치해야 하나요?
A. 처음에는 기본 상태 그대로 쓰는 걸 권합니다. 창시자인 보리스조차 바닐라 세팅으로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불편함이 반복될 때 그 하나에만 스킬을 추가하는 방식이 결국 가장 효율적인 세팅입니다.
Q. CLAUDE.md는 길게 쓸수록 더 좋은 거 아닌가요?
A. 오히려 반대입니다. 클로드는 CLAUDE.md의 약 80%만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일이 길어질수록 중요한 규칙이 묻혀버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150~200줄 안으로 유지하면서 핵심 규칙만 남기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Q. 리와인드(Rewind)는 언제 쓰는 건가요?
A. 클로드의 시도가 실패했을 때 이어서 재요청하지 말고 리와인드를 먼저 쓰는 게 좋습니다. ESC를 두 번 눌러 실패 기록이 생기기 전 시점으로 돌아가면, 실패한 흔적 없이 깨끗한 컨텍스트에서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Q. 검증 루프를 붙였는데도 결과물이 이상한 이유가 뭔가요?
A. AI가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코드가 아닌 테스트 자체를 수정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테스트가 올바른 것을 검증하고 있는지 테스트 코드 자체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증 루프는 만들어 두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결론
클로드 코드를 쓰면서 제가 가장 크게 새긴 건, AI가 알아서 다 해주길 바라면 안 된다는 겁니다. 풀 세팅도, 정보 과부하도, 막연한 지시도 전부 같은 방향의 실수였습니다. 어디로 갈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하고, AI는 그 길을 빠르게 달려주는 역할입니다.
매일 새 기능이 쏟아지는 속도에 포모를 느끼기보다, 이 기능이 왜 나왔는지 제 프로젝트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먼저 질문하는 태도가 장기적으로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워크플로우를 복사하는 게 아니라 이해해서 제 상황에 맞게 번역하는 능력, 그게 시간이 갈수록 진짜 자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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